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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이전 글/2ch 무서운 이야기(2018 이전 번역)

[2ch 무서운 이야기]용사 외전 - 승려의 수기 - 3

*개인적인 일본어 공부를 위해 쓰는 글입니다.

글 원문은 안드로이드 어플리케이션 '2ch 무서운 이야기'에 실려 있습니다.

원문/번역에 관련하여 문제가 있을 경우 조치하겠습니다


오랜만에 찾아왔습니다.

막상 재시작한다고 하고선 죽 안 하고 있었습니다...이제라도 해야겠죠.





도시에 도착해, 숙소에서 쉬고 있던 중 용사와 전사의 방에서 고성이 오갔다.


당황해서 둘의 방에 가 보니, 용사와 전사가 서로 엉켜 싸우고 있었다.


마법사의 몸을 걱정하는 전사와, 앞으로 나아갈 것을 선택한 용사 사이에 의견이 갈린 때문인 것 같았다.


마법사와 함께, 어떻게든 둘을 달랬다.


용사가 밖에 머리를 식히러 간 사이, 저번 도시에서 내가 깨달았던 것을 둘에게 이야기했다.


마법사는 눈치채고 있었던 것 같지만, 전사는 아연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게 불화를 푸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생각한다.




눈을 떴을 때, 옆방을 슬며시 들여다보니, 용사와 전사가 테이블에 퍼져 자고 있었다.


주변에 뒹굴고 있는 술병을 보니, 둘이서 밤새 술을 마셨던 것 같다.


오후가 지나서야 숙취로 눈을 뜬 둘은 괴로워하기는 했지만, 얼굴은 활짝 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우리들의 결속이 한층 깊어진 것 같다.




도시에 머무르는 동안, 각자 일을 해 돈을 벌기로 했다.


용사와 전사는 근처의 도적을 잡아오는 일.


나와 마법사는, 도시의 교회에서 장서를 관리하는 일을 도왔다.


모헙하는 것보다도, 이상하리만치 충실하게 일하고 있다.




용사와 전사가 돌아왔다.


보수는 그럭저럭 액수가 돼서, 호사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둘에게 물으니 말이라도 맞춘 듯이 「대단한 일은 아냐」라고밖에 대답해주지 않는다.


왠지 가슴에 싫은 느낌이 퍼졌다.




노자도 모였고, 이제 출발을 내일로 앞두게 되었다.


물건을 사러 갔을 때, 광장에 내걸린 푯말이 눈에 들어온다.


도적단이 괴멸했다는 것 같다.


모헙자의 손에 의해 두목 이외에는 그 자리에서 참살됐고, 두목은 오늘, 교수형에 처해진다는 내용이다.


멍한 눈으로 자신의 손을 계속해서 씻고 있던 용사와 전사의 모습을 떠올린다.


나는, 그 둘에게 뭘 해줄 수 있을까. 뭘 해줄 수 있는 걸까.


계속해서 그 것만 생각하고 있다.




다음으로 계획한 곳은, 건조지대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물을 충분히 휴대하고서, 마차에 보관한다.




마을로 향하는 길에, 몇몇 시신을 발견했다.


어느 것도 전부 다 미이라화되어 있어서, 마물에게 먹힌 것인지 파손이 심하다.




목이 마르고, 입 안에 모래(砂利:'자갈'이지만 여기서는 모래로 의역)가 가득한 감촉이 든다.


머리카락이 꺼끌거린다. 목욕 생각이 간절하다.


하지만 물은 계속 줄고 있어서, 여유 같은 건 없다.


이 지방의 마물은 힘줄이 많아 질기기는 했지만, 식용으로 해도 문제없는 종류가 많다.


물에 대한 것도, 우연히도 수분을 많이 품은 식물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에, 다음 마을까지는 어떻게든 될 것 같다.




마을은 괴멸되어 있었다.




괴멸된 마을을 둘러보니, 우물이 마른 것이 원인임을 알게 되었다.


물을 뺏고 빼앗으며, 매일을 절망으로 보냈을 마을 주민들의 심경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


여기에 오는 도중에 발견했던 몇몇 시신들은, 이 마을 사람들의 것인지도 모른다.


신이시여, 그들에게 편안한 휴식을 내리소서.




용사의 이동마법으로 이전 도시까지 돌아가, 식료품과 물을 보충해서 괴멸된 마을에 돌아온다.


마을 안에 있던 이동마법용 마법진이 파손되지 않았던 게 불행 중 다행인 걸까.


이동마법을 사용하는 건 피로가 심한 건지, 용사의 안색이 나빴다.


오늘은 이 마을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될 것 같다.


비교적, 예쁜 집을 골라 머무르기로 한다.




전사가, 마을 안을 수색하자는 의견을 내놓았다.


강도와 다를 바 없는 행위를 책망하고 싶었지만, 전사가 기쁜 얼굴로 쳐다보니 말이 나오지 않는다.


결국, 전원이 마을을 뒤져보게 되었다.


내가 담당했던 집에서, 아이가 그린 그림을 발견했다.


나에게는 앞으로, 신에게 기도할 자격은 없을 것이다.




다음 도시는, 사막 한가운데에 있는 도시였다.


작긴 하지만 왕이 거둔 도시이기 때문에, 지원을 받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고 한다.


하지만, 기대는 하지 않기로 한다.


희망에서 절망으로 떨어져내리는 건 이제 싫다.




사막에 접어들었다.


여기를 벗어날 때까지는, 낮에는 굴을 파고 쉬다가, 밤에 이동하기로 했다.


물이 생명선이다. 쓸데없이 낭비하지 않도록 해야겠다.




그늘 속에서도 용서없이 태양빛이 우리들을 태운다.


물을 조금이라도 절약하고, 체력을 보존하기 위해 약초를 입에 머금고 계속 씹는다.


쓰다고 생각한 건 처음뿐이고, 지금은 이제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기계적으로 입을 움직일 뿐이다.




체력 소모가 심하다.


사막의 적은 야행성인 것들이 많아서, 위험도가 높다.


팔의 상처가 곪아서 아프다.




피로와 방심한 상태를 마물에게 들켰다.


다행히도 격퇴에는 성공했지만, 마법사가 죽어버렸다.


소생을 위해 돌아갈지, 앞으로 나아가 다음 도시에서 소생시킬지.


용사는 앞으로 나아갈 것을 골랐다. 전사는 돌아갈 것을 골랐다.


나는……나아갈 것을 골랐다.